[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다라국의 후예들
110.
하면서 일모(日侔)도 용검을 공중에 던졌다가 그 용검을 다시 손에 넙죽 받았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했다.
“너희 다라국은 우리 어마마마인 미파왕후의 조국이다. 그러니 싸우지 않고 항복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리하면 신라의 대왕께서도 특별히 너희들을 배려할 것이다. 그러니 무모하게 군사들을 죽이지 말고 항복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라. 기회는 두 번 다시 없다.”
“우리에게 항복은 없다. 다만 신라군이 물러간다면 우리도 싸우지 않을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한다. 다라국은 우리 어마마마인 미파왕후의 조국이다. 그러니 항복하는 것이 너희들이 살길이다. 항복한다면 다라국 장수들과 군사들은 모두 신라군 장수와 군사로 대우해 줄 것이다. 이런 좋은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라.”
순간 효동(孝童)의 얼굴이 놀란듯한 표정이었다. 일모(日侔)가 효동의 당황한 얼굴 표정을 보고
“왜 놀라느냐? 벌써 겁이 나느냐?”
하자 효동(孝童)은
“방금 네 어마마마가 미파왕후라 하였느냐?
“그렇다.”
“미파왕후 고국이 다라국이란 말이냐?”
“그렇다.”
“그건 우리를 속일려는 수작이다. 다라국 미파공주께서 신라에 있을 이유가 없다. 괜히 헛소리 하지 말고 어서 나와 한편 겨누어 보자.”
효동은 칼을 꼬나들고 말을 몰아 나갔다. 두 말이 서로 어울렸다가 떨어지기를 거듭하면서 싸움은 5합을 넘겼지만 좀처럼 승패가 나지 않았다. 어느새 싸움이 7합을 넘기면서 일모의 손이 언듯 올라가듯 하면서 효동의 목으로 날아드는 순간 효동도 몸을 돌려 아슬아슬하게 일모의 칼을 피하면서 손에 뒨 칼을 땅에 떨어드렸다, 이떼 일모의 용검이 다시 효동의 목을 치려고 손이 올라가는 순간 효동은 말을 몰아자기 영채로 돌아왔다.
그러자 다라국 진영에서는 일모를 대적하기 위해 동가모가 급히 말을 몰아 나왔다. 두 말이 어울렸다가 떨어지기를 거듭하면서 싸움은 3합을 넘겨 4합이 되면서 일모의 손이 언 듯 가는가 싶더니 일모의 용검에 맞은 동가모는 말에서 떨어져 죽었다. 그러자 효동은 다시 일모와 싸우기 위해 말을 몰아 나갔다. 두 말이 가까이 붙자 일모가 말했다.
“한번 패한 장수가 다시 나오다니... 다라국에서는 그리도 장수가 없느냐? 이번에는 결코 살려서 돌려 보내지 않을 것이다.”
“너에게 물어볼 말이 있어서 다시 나왔다.”
“무엇이 궁금하느냐?”
“다라국이 조국인데 미파공주께서 왜 신라의 왕후가 됐느냐?”
“걸손국(구주)의 이소지왕의 왕후였는데 이소지왕이 동생인 이도서에게 살해당하자 왕후의 자리를 버리고 신라로 망명했다. 이소지의 왕후가 되기 전에는 졸마국 거타지왕의 공주였다. 졸마국의 미파공주란 말이다.”
소리 높혀 외치는 일모(日侔)의 말에 효동(孝童)은 놀란 더욱 얼굴로 일모(日侔)에게 마짝 다가서며 말했다.
“그럼 네가 미파왕후의 아들이란 말이냐?”
하고 소리치며 묻자 일모(日侔. 히호고)는 태연하게
“그렇다. 내가 미파왕후의 아들이다!"
하면서 당당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