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에서 전략 공천은 당(黨)으로서는 유리하다. 여당과 야당이 서로 당선 가능한 후보를 내어 상대방의 후보를 꺾어야 한다는 것은 고대 국가의 전쟁 모습과 흡사하다. 삼국시대의 싸움을 보자. 촉주(蜀主)인 유비에게는 장비, 관우 등 명장들이 있었고, 위주(魏主)인 조조에게는 동탁, 원소 등 명장들이 있었고, 오주(吳主) 손권에게는 장소, 주유 등 명장들이 있었다. 이들은 적과 싸울 때 적군을 이끌고 나오는 장수가 누구인가를 파악한 후 아군에서도 그와 대적할 만한 장수를 내보낸다. 만일 적군의 총 지휘자가 왕이라면 아군에서도 왕이 나가서 대적하는 것이 관례처럼 되어 있었다. 군사의 사기를 올리고 싸움에 지지 않기 위해서였다. 물론 적군에서 왕이 나오지 나오면 아군에서도 왕이 나가지 않는다. 촉나라 제갈량과 위나라 사마의가 싸움을 하기 위해 군사를 이끌고 양쪽에서 영채를 세웠다. 사마의가 말했다. “촉군에서는 공명이 나왔으니 누가 공명을 대적할 것인가?” 그러자 장수 장합이 말했다. “제가 나가서 공명(제갈량)의 목을 베어 받치겠습니다” 사마의가 말했다. “지금 우리 위나라에서는 공명을 이길 수 있는 장수가 없다. 서뿔리 나갔다가는 많은 군사를 잃게 된다” 장합이 말했다. “제가 공명의 목을 베어 오지 못하면 군법에 따라 처벌을 받겠습니다.” 사마의가 말했다. “공명은 반드시 큰 꾀를 부리니 함부로 움직이지마라” 장합이 말했다. “우리가 싸우지 않고 열흘이나 버티고 있다니 도독께서는 어찌 이렇게 허약한 마음을 가지십니까? 제가 만일 적과 싸워 패하면 삼족을 멸해도 좋다는 군장을 쓰겠습니다” 군장이란 전쟁에 나가 패하면 본인은 물론 삼족을 죽여도 좋다는 각서와 같은 문서를 말하는데 대적할 만한 장수가 없으면 장수가 자발적으로 나서서 군장을 쓰면 적과 싸우기를 허락한다. 그러나 사마의는 말렸다 “공명은 간사한 계책이 극히 많소. 만약 실수라도 하면 우리 군사의 기세가 꺾이게 되어 싸움에서 이길 수가 없소” 그러나 장합은 고집을 부렸다. “도독께서 수고스럽게 친히 가실 것 없이 이 몸이 군사를 한 대 거느리고 공격하겠소. 만일 싸움에 패하면 군법에 따라 무거운 처벌을 받겠소.” 사마의는 마지 못해 허락하자 장합은 3만의 군사를 이끌고 촉군을 향해 전투 대열을 갖추고 공격 준비를 했다. 그러자 촉군에서는 제갈량이 말했다. “누가 장합이 거느린 위나라 군사를 격파할 것인가?” 그러자 장수 왕평이 말했다. “제가 싸우겠습니다” 제갈량이 말했다. “만약 일을 잘못하면 어떻게 하겠는가?” 왕평이 씩씩하게 대답했다. “군법에 따라 처벌을 받겠습니다” 제갈량은 왕평에게 위나라 장수 장합과 싸울 것을 허락했다. 장합과 왕평의 말이 서로 어울렸다가 떨어지면서 10합이 되어도 승패가 나지 않으면서 양쪽 군사들은 어지럽게 싸웠다. 제갈량은 장합이 군사를 두 갈래로 나누어 싸우는 것을 보자 말했다. “누가 나가서 왕평을 도와 싸우겠는가?” 장익이 말했다. “제가 나가겠습니다” “장합은 명장이라 군사 만명이라도 당하지 못한 용맹을 지녔으니 자네는 적수가 아닐세.” 장익이 다짐했다. “만약 싸움에 지면 제 머리를 장막 아래에 바치겠습니다” “자네가 감히 가겠다니 왕평을 도와 싸우게” 장합은 촉군이 계속 후퇴를 하자 추격을 계속했다. 그러다가 촉군에게 포위되고 말았다. 그제야 장합은 제갈량의 꾀에 당한 것을 알고 한탄했지만 그는 결국 죽고 위나라 군사는 거의 전멸되었다. 지금의 총선 선거전도 표를 얻기 위해 여.야 후보간에 치열한 싸움을 해야 한다는 것은 전쟁과도 흡사하다. 그러나 전라도 지역을 제외한 전국의 민심은 반(反) 문재인 정서가 강한 만큼 한국당이 우세할 것은 자명하다. 지금까지 사례를 보면 어느 지역에서는 후보를 잘못 선정하여 여.야 모두 패한 적이 있었다. 그러므로 이번 총선에서도 한국당은 후보를 낼 때 그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와 대적할 만한 참신한 인물을 내세워야 한다. 다만 박근혜 탄핵을 주도한 자는 제외하고, 참신한 인물로 민주당을 이겨야 한다. 만일 한국당이 민주적인 방법으로 한다고 해서 자유 경선제로 인지도가 낮고 지역 민심에 반(反)하는 인물이 선출될 경우 참패할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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